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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패뷸러스 OST (감성 충전, 드라마 음악, 플레이리스트)

by 시네로그_Cinelog 2026. 6. 19.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OST만 남는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저는 처음엔 그 말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더 패뷸러스>를 다 보고 난 뒤, 지금도 출퇴근길마다 이 앨범을 꺼내 듣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라마가 남긴 시각적 여운을 음악으로 오래 소장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좋은 OST의 진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성 충전이 필요한 날, 드라마 음악이 일상을 바꾸는 이유

지치고 무기력한 날, 억지로 동기부여 영상을 찾아보다 결국 끄고 마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는 그 해결책을 뜻밖에도 드라마 OST에서 찾았습니다.

<더 패뷸러스>의 OST는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닙니다. 타임라인을 따라 흘러가는 트랙들이 드라마의 감정 흐름과 정확하게 맞물려 있어서, 음악만 들어도 장면이 자동으로 떠오릅니다. 지은과 우민이 밤거리에서 서로를 향한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끼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던 미디엄 템포(medium tempo)의 알앤비(R&B) 트랙은 지금도 이어폰을 꽂으면 그 밤공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미디엄 템포란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중간 속도의 리듬감을 가리키는데, 감정을 차분하게 끌어올리면서도 몰입을 유지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특히 '아름다운 삶에 대한 변치 않는 믿음'을 노래하는 희망찬 트랙은 제가 유독 힘든 날을 위해 아껴두는 곡입니다. 조용히 이어폰을 꽂고 눈을 감으면, 화려한 조명 아래 펼쳐지던 패션쇼(fashion show) 무대 위 주인공들의 눈빛과 치열하게 꿈을 향해 달리던 모습이 겹쳐 오면서 묘한 위로와 에너지가 동시에 전해집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드라마를 볼 때는 영상과 음악이 함께 작동하니까 당연히 좋겠거니 했는데, 음악 단독으로도 그 감정이 이렇게 살아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음악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특정 음악을 반복 청취할 경우 해당 음악과 연관된 감정 기억이 강화되어 이후에도 그 음악만으로 동일한 감정 상태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음악치료학회). <더 패뷸러스> OST가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효과적인 감성 충전 도구로 기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쌓인 감정적 기억이 음악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는 셈입니다.

이 앨범에서 감성 충전 효과가 특히 뛰어난 트랙들의 공통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서정적인 멜로디와 세련된 비트가 균형을 이루는 구성
  • 극 중 감정의 전환점이 되는 장면과 타이밍이 정확히 맞물린 배치
  • 가사 없이도 감정 전달이 가능한 악기 편성과 보컬 운용

드라마 음악 플레이리스트, 아쉬움까지 알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앨범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들어봤는데, 이 앨범에는 분명한 강점과 동시에 짚고 넘어가야 할 아쉬움이 공존합니다.

강점부터 말씀드리자면, 트랙 간 무드의 전환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마법 같은 존재를 향한 신뢰와 간절함을 담은 곡에서 기적 같은 순간의 경이로움을 노래하는 곡으로 넘어갈 때, 억지스럽거나 뚝 끊기는 느낌 없이 감정이 유려하게 연결됩니다. 이를 음악 제작 관점에서 보면 앨범의 톤 앤 매너(tone and manner)가 잘 통일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톤 앤 매너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감성적 방향성과 표현 방식의 일관성을 뜻하는 용어로, 영상 및 음악 제작 현장에서 두루 쓰입니다. 이 앨범은 서정적 알앤비와 감성적 팝 발라드(pop ballad)를 중심축으로 일관된 무드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이 제 경험상 아쉬움으로도 이어집니다. 앨범 전체를 플레이리스트로 놓고 반복 청취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곡들이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감성적 발라드와 미디엄 템포 알앤비 위주의 구성이 지나치게 균일해서, 중반 이후 트랙들이 앞선 곡들과 구분이 잘 안 되는 순간이 생깁니다.

제 생각에 이건 아쉬운 지점입니다. 드라마 속에는 패션쇼나 팝업스토어(pop-up store), 격정적인 클럽 파티처럼 강렬하고 역동적인 시퀀스들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 장면들을 음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일렉트로닉 팝(electronic pop)이나 일렉트로-하우스(electro-house) 계열의 에너제틱한 트랙들이 함께 구성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렉트로-하우스란 전자음 기반의 하우스 음악에 강한 비트와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결합한 장르로, 패션이나 클럽 문화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에서 분위기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입니다.

실제로 국내 드라마 OST의 장르 다양성에 대한 시청자 만족도 조사에서, 감성 발라드 단일 구성보다 장르 혼합형 OST가 드라마 몰입도와 재청취율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런 관점에서 보면, <더 패뷸러스> OST가 감성선을 완벽하게 잡은 것은 맞지만, 패션이라는 소재가 가진 날 선 화려함과 강렬한 개성을 음악적 다양성으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점은 트랙리스트 구성상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앨범을 오늘도 꺼내 듣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제 일상의 감성 충전소로 자리 잡은 플레이리스트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OST를 단순히 드라마 볼 때만 쓰는 배경음악으로 여기고 있다면, 한 번쯤 시각이 바뀌실 겁니다. <더 패뷸러스> OST처럼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혼자 독립적으로 살아있는 앨범이라면, 지친 일상 속 감성 충전 도구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앨범 전체를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하고, 특히 힘든 날 희망적인 트랙 한 곡만 먼저 골라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드라마 속 네 친구가 화려한 조명 아래서 꿈을 향해 달리던 그 에너지가, 음악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질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6-RxgmePw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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