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화면 너머의 이야기를 우리의 심장 박동으로 고스란히 치환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찬란한 캠퍼스의 빛과 그늘을 담아낸 드라마 <치얼업>에서 OST는 단순히 극의 분위기를 돋우는 배경음악 이상의 역할을 해냅니다. 수만 명의 함성과 웅장한 밴드 사운드가 교차하는 대학교 응원단이라는 공간은, 그 자체로 청춘들이 뿜어내는 날것의 에너지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 음악들은 현실의 무거운 짐 때문에 꿈을 꾸는 것조차 주저했던 도해이의 쓸쓸한 발걸음을 위로하는 동시에, 무대 위에서 온몸으로 땀을 흘리며 환희를 느끼는 순간을 터질 듯한 청량감으로 채워줍니다.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초록빛 교정이 떠오르고 가슴 한구석이 뜨거워지는 이 드라마의 OST들은, 현실에 치여 낭만을 잊고 살아가던 우리 모두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이 있습니다. <치얼업>이 남긴 뜨겁고도 싱그러운 선율들을 세 가지 시선으로 깊이 있게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낭만을 잊은 차가운 현실, 그 서글픈 발걸음을 토닥이는 위로의 선율
드라마의 초반부, 주인공 도해이가 마주한 현실은 캠퍼스의 푸르른 낭만과는 거리가 멉니다. 당장 10만 원의 아르바이트비를 위해 배달을 가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구 남자 친구에게 모욕적인 환승 이별을 당하는 해이의 쓸쓸한 뒷모습 위로 흐르는 담담하고 아련한 감성의 음악들은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과거 응원단을 꿈꿨으나 가계의 책임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던 해이의 고백처럼,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청춘들의 내면을 대변하는 인디 팝 스타일과 서정적인 발라드 곡들은 극의 감정선을 묵직하게 지탱해 줍니다.
이러한 위로의 선율들은 대학 시절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낭만을 사치로 여기며 아르바이트 전선을 전전했던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겹쳐지며 눈물겨운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남들의 축제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서글픈 소외감을 느낄 때,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덤덤한 노랫말들은 마치 팍팍한 하루를 위로해 주는 따뜻한 대피소 같았습니다. 특히 해이가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단한 '테이아'에서 엄격한 스파르타식 훈련을 견디며 비로소 마음을 열 때, 잔잔하게 흐르던 음악들은 상처 입은 청춘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연대해 나가는 과정을 시각적 서사 이상으로 아름답게 포착해 냅니다.
스타카토처럼 터지는 군무와 밴드 사운드, 터질 듯한 낭만을 깨우는 청량함
반면 호경대와의 합동 응원전을 앞두고 펼쳐지는 체력 테스트와 본격적인 응원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활기찬 업템포의 음악들은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킵니다. 웅장한 브라스 세션과 심장을 울리는 드럼 비트, 그리고 청량한 보컬의 음색이 돋보이는 타이틀곡과 테마 음악들은 응원단 무대 특유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시청자의 안방까지 고스란히 배달합니다. 단상 위에서 온몸이 부서져라 춤을 추며 비로소 잊고 있던 삶의 생기와 즐거움을 찾아가는 해이의 마음가짐 변화는, 이 폭발적인 사운드와 결합하여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완성합니다.
돈이라는 목적성으로 시작된 움직임이 순수한 열정으로 변화하는 순간마다 터져 나오는 청량한 격려의 노래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 뛰는 청춘의 무대를 대리 만족하게 만듭니다. 라이벌 대학과의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도 단원들이 발을 맞추고 구호를 외치며 하나의 완벽한 호흡을 만들어갈 때, 음악은 청춘이란 결코 홀로 외롭게 버텨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땀 흘리며 나아가는 연대의 여정임을 청각적으로 증명해 냅니다. 귀를 뚫고 들어오는 직관적이고 밝은 에너지의 악기 연주들은 지친 일상에 싱그러운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합니다.
청춘의 색깔을 흐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불협화음이 가져온 정서적 그늘
<치얼업>의 OST는 대학 응원단이라는 독창적인 소재를 가장 트렌디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포장해 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화려한 무대 연출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칼군무용 비트들은 청춘물 특유의 풋풋함과 벅차오르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죠. 가난을 딛고 당당하게 일어서는 캐릭터들의 성장을 격려하는 주체적인 가사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30 세대에게 건강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훌륭한 매개체로 작동합니다.
그러나 작품이 지닌 고유의 정서적 매력은 후반부로 갈수록 장르의 혼합이라는 장벽에 부딪히며 아쉬운 한계를 드러냅니다. 극의 긴장감을 억지로 쥐어짜기 위해 삽입된 '20년 전 선배의 예언'이나 의문의 사고, 현역 단원의 사망 같은 미스터리 스릴러 설정은 청량하고 활기찬 캠퍼스 로맨스의 흐름을 툭툭 끊어놓습니다. 스릴러적 연출을 위해 사용된 다소 기괴하고 어두운 톤의 배경음악(BGM)들은 응원단 내부의 갈등을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극단적으로 몰아가며, 싱그러운 음악이 주었던 감동의 여운을 반감시킵니다. 후반부 창고 화재경보기 트라우마로 해이가 공황 증세를 보일 때의 무거운 연출처럼, 청춘물의 청량함과 장르물의 불협화음이 매끄럽게 융합되지 못하고 겉돌면서 음악이 지닌 본연의 치어리딩(Cheer-up) 에너지가 다소 퇴색되는 그늘을 남겼습니다.